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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쥬쥬베휴먼은 출판일을 하기 전에 00000였대요
요즘 쥬쥬베휴먼은 버릴 경험 하나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해요. 헛수고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뒤늦게 뜻밖의 도움이 되고, 시간 낭비라 여겼던 일들이 어느 날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발현되기도 하니까요. 고리타분한 말 같지만, '버릴 것 하나 없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가장 최근에 이 말을 다시 떠올린 건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의 전시를 만들 때였어요. 사실 쥬쥬베휴먼은 출판인이기 이전에...(두구두구) 미술인이었다고 해요. 정확히 말하면 전시기획자였지요. 대학에서도 관련 전공을 하고, 대학원도 (무려 두 곳이나!!) 다니며 전시 기획을 공부했다고 해요. 그러던 중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출판 일을 접하게 되었고, 책을 만드는 일이 전시를 만드는 일보다 자신에게 더 잘 맞는다는 확신이 들어 진로를 옮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사람 일은 모를 일!
하지만 지금도 쥬쥬베휴먼은 이 두 일이 비슷한 결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전시와 출판 모두, 모두 작가의 이야기를 함께 고민하고, 정리하고, 발전시켜 세상에 내보이는 일이기 때문이죠. 하나는 전시장에서, 하나는 책으로 보여준다는 큰 차이가 있지만요!
그런데 왜 전시기획자를 계속하지 않고 출판사를 운영하게 되었을까요? 그 변화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어느 날 전시를 만들며 마주한 쓰레기 더미였어요. 대부분의 전시를 만들기 위해선 벽을 세우거나 부수고, 새로운 구조물을 만들어야 해요. 하지만 전시가 끝난 후 그 모든 것들이 쓰레기가 되어 폐기물차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며, 쥬쥬베휴먼은 이 일을 오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대요.
물론 여러 전시 공간에서 가변형 벽을 사용하거나 구조물을 최대한 재활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작품을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피하기 어려운 지점들도 있기 마련이죠. 쥬쥬베휴먼 역시 멋진 구조물을 활용해 작품을 멋지게 보여주는 전시를 애정하지만, 전시를 마친 후 쌓인 쓰레기를 감당할 자신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전시기획자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면서, 전시 기획을 위해 달려온 시간과 공부가 아깝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대요. 출판만큼 사랑했던 일이었기에 속상한 마음도 컸고요. 하지만 요즘 쥬쥬베휴먼은 그때의 공부가 꽤 큰 도움을 준다고 느낍니다. 출판사를 운영하다 보니 생각보다 전시를 열 일이 많더라고요.
이번 해에만 벌써 세 번의 전시를 열었어요. (전시기획자로 일할 때보다 더 자주 전시를 열고 있는 것 같아요!) 2월에 B-platform에서 쥬쥬베북스 브랜드전을 열었고, 대만 가오슝의 양양본옥에서 <그곳은 따듯한가요>와 <작은 빛> 원화전을, 그리고 지난주 땡스북스에서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 출간 기념 원화전을 시작했거든요.
B-platform 전시에서도 비품을 최대한 활용하되 철제 선반을 하나 구매해 전시를 꾸몄는데요. 이 선반은 지금 쥬쥬베북스의 사무실에서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마침 사무실에 선반이 필요했기에 재활용을 고려해 전시를 위한 선반 사이즈 등을 골랐던 것이지요.
ⓒ 땡스북스
이번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 원화 전시는 조금 더 고집을 부려보았어요. 나무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의 원화 전시는 나무의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새로 무언가를 사기보다 있는 것들을 먼저 모았습니다. 쥬쥬베휴먼의 집에 있던 액자들을 가져오고, 풍물시장 같은 벼룩시장에서 버려진 액자들을 데려오고, 홍시야 작가님이 소장하고 있던 액자들을 모아 작품을 넣었습니다.
전시의 캡션(설명 문구)도 목공방에 자투리 나무를 요청드려 그 위에 손으로 적었습니다. 조금 삐뚤빼뚤하지만요. 한쪽 벽면은 오하나 작가님의 귤농원에서 데려온 나뭇가지를 활용해 꾸몄습니다. 가지치기 후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자르고 이어 붙여 '나는 정말 00가 되었다'라는 문장을 만들었지요.
ⓒ 땡스북스
창문 벽에 걸린 천도 나중에 리사이클링 할 것을 고려해 좋은 원단에 인쇄했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이 담긴 이 천으로 전시가 끝나면 가방이나 파우치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그림이 멋지니 무엇을 만들어도 예쁘겠지요? 무언가 완성되면 또 소식을 전할게요.
이렇게 버려질 것보다는 다시 쓸 수 있는 방식으로 전시를 만들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합니다.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 속 나무도 비슷한 마음이겠지요? 한때 전시기획자였던 쥬쥬베휴먼이 정성을 다해 준비한 전시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는 5월 12일까지 이어집니다. 날씨가 무척 좋은 요즘, 화창한 벚꽃길을 지나 땡스북스에 들러주세요. 작가님의 손길이 그대로 묻어있는 아름다운 원화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화에는 분명 힘이 있으니, 꼭 직접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쥬베 씨의 답장의 답장 ✉️
타이페이 북페어 이야기 너무 궁금했는데 뉴스레터를 통해서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간도 너무 기대됩니다! - 조조 님
-> 타이페이 북페어 이야기가 반가우셨다니 기뻐요. 저도 쥬베프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책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도 드디어 출간되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신간이 나온다고요... 두구두구... 그것도 나무나무한 이야기라니... 두구두구... 권태로운 저의 일상에 새로운 새싹과 같은 소식이네요 너무 기쁘다아아아 저의 정체를 파악하셨다면 오랜만에 만나서 밥을 먹읍시다아!!!!!!!!!!!!!!!!
-ㄴㅏ의정체를 맞춰보아랏 님
-> 아... 너무 궁금하다... 너무 궁금하다....!! 이 에너지... 분명 아는데...!!!!!!! 같이 밥 먹을래요! 정체를 밝혀줘요!